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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재야, 형아가 졸업을 했단다.
혁재부(이강인)|2010-01-06
태재야, 형아가 졸업을 했단다. 너는 영원한 학생이 되고 덕택에 아빠는 졸업할 수 없는 학부모가 되었다. 너는 일반학교를 가고 싶어했지 교장쌤도 그렇게 말씀하셨지 아빠가 고집을 부렸다 사회적 능력과 인간의 가치 중에 나는 애들에게 인간의 가치를 키워주고 싶다고 교장쌤이 망설이셨지 그래서 “저, 머슴애 둘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 태재, 약  반년을 툴툴거리며 학교에 갔지 아빠는 ‘정원 외 관리’라는 생소한 용어에 마음 졸여가며 네가 제도권에 연결되는 고리를 하나씩 지워갔지 형을 보낼 때보다도 더 많은 고민을 않을 수 없었지 우리 태재는 야생마였으니깐 제도권교육이 재갈인지 대안교육이 네게 재갈이 될 건지 아빠의 고민은 태평양이 되어버렸고 마리애나 해구가 되어버렸지 그 반년 이후 네가 하는 말   “아빠, 우리학교 너무 좋아요” 나는 비로소 우다다가 야생마를 야생마로 키워주는구나 맘 놓았다. \'다행이다! 우리 태재가 초원을 찾았구나’ 그러나 형은 우다다를 너와 같이 다니는게 많이 불편했단다. 네게 우다다가 초원이 되었을 때 형은 우다다가 그늘 없는 사막이 되었단다 그래 형은 힘들었지 여기저기서 형은 상처를 많이 받았단다. 형은 네가 잘 알듯이 민들레 홀씨 같은 존재잖아 조그만 바람이 불어도 다 날아가 버리는 그래 형은 힘들었단다. 네가 철환쌤, 누리, 정훈이랑 태평양으로 가버리고 난 뒤 형은 너무 많이 아팠다. 형은 미루나무 키만큼 무너졌었다. 네 떠나고 나서 형이랑 아빠는 반년가까이 정신병원에 같이 다녔다. 아빠보다 형이 너무 많이 아파했다 태재야, 네 떠나고 나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던 형아가 드디어 졸업을 했단다. 형아는 우다다 졸업생이 되고 너는 영원한 우다다 학생이 되었고 아빠는 덕택에 졸업 못하는 학부모가 되었지만... 형은 졸업해야하는 전날까지 일어나지를 못했단다. 형은 이름 없는 무덤가 언제 피었다가 언제 지는지도 모르는 할미꽃 떠나간 그 자리에 뒤이어 피는 몇 송이 하늘한 들국화에도 마음 담아 네게 미안하다란 말 속삭이고 있는 터이고 어쩌면 한 팔 건너 핀 엉컹퀴에 다시금 마음 가다듬겠지만 아직은 형이 많이 아프단다. 혼자 졸업을 해서가 아니라 물끄러미 쳐다보는 마을 뒷산에도 듬성듬성 무덤이 있고 그 무덤가 잔디 다 말랐지만 온기 삭은 햇살이나마 머물다가고 바람은 능성이 비껴서 가니 형아는 아마 그걸 위안으로 삼을 것 같구나 이 찬 계절 두어 번 눈발이라도 마주쳤다가 그 눈송이 아지랑이 될 때쯤이면 형도 당당히 너를 마주할 터이고 호주머니 뒤져 노란 원추리 한 송이쯤은 뿌려줄 것이다. 왜냐면 네가 알듯이 형은 마음이 꽃동산이잖아 단지 햇살을 받지 못해 씨앗만 가득할 뿐이어서지만 해가 지나면 화성, 토성으로 간 탐사선이 새로운 소식 전해 오듯이 형도 네게 또 다른 꽃송이 심어 줄 것이다. 그런데 태재야 형이 졸업은 했는데 아직은 완전히 졸업을 못한 것 같다 왜냐면 아직 새로 시작하는 게 너무 힘든 모양이다. 네가 좀 도와주지 않겠니 형아는 마음 한 가운데에 네가 바위가 되었거든 잘 못해준 마음과 네 앞을 치워주지 못한 것들에 대해 형아는 스스로 힘들어 한다 마치 바람이 스스로 무거워 비로 내려오듯 바람은 인사를 했는데 사람들은 옷깃을 여미듯 형은 아직도 온기를 잃어버린 바람이다 시위를 떠났는데 과녁이 사라진 화살처럼 네가 먼저 바람이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앞바람이 뒷바람에게 오솔길 만들어 주듯 네가 형을 조금만 도와 주렴 형이 지금 많이 무거워졌단다. 네가 먼저 지나 간 길 온기를 좀 뿌려주렴 그러면 형 호주머니 꽃씨들 터져 꽃 풍선되어 하늘로 올라 네게 날아갈거야. 태재야, 네가 개구리 잠 깨우고 개울물 길 재촉할 때 형아에게도 꽃똥침 한번 힘차게 주렴 형아-  힘내! 아마 형은 바람 박차는 풍선처럼 하늘 높이 솟구칠거야 태재야, 형아에게 꽃똥침 꼭! * 형이 졸업한 날 쓴 글인데 네게는 알려 줘야 할 것 같아서 ... 아빠 컴퓨터에 잠재우고 있는 글인데 형 졸업 소식, 네가 궁금해 할 것 같아서 늦게올려  미안하다 태재야-, 보고싶구나 미안하다. 아니 미안했다. 조선말이라고 툴툴 거리고 싶을 때는 항상 미안한 맘 졸이며 표현하고 싶을 때 단어가 없더라. 조상들은 사과도 안하고 살았는지..... 별 소리 다한다. 내 어휘력의 한계인 걸 그래, 태재야, 형이 드디어 졸업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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