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는 바람이었다
가슴이 없는 바람이었다
일년 내내 캄캄한 물기
단 한번 방울로 만들지 못하는
그냥 바람이었다
아직도 바람은
진우도 비린 바다내 풀풀거리고
아직도 바람은
앰블란스 찢어지는 불빛 살 베이건만
못내 비 한방울 떨어뜨리지 못하는
마른 하늘
황량한 바람이었다
초점은 아다다 머리카락처럼 풀어지고
팔다리 벙어리 삼룡이 바짓가랑이처럼 흘러내리는
그냥 바람이었다
한여름 어스름녁
신호선착장 붉은 경보등 날카로운 칼질에도
망연히 드러누운 바람없는 바람이었다
어두운 포도 위 몸부림치는
사이렌 소리
그냥 바람소리였다
애비는 그냥 바람이었다
메마른 바람
가슴을 아무리
뒤져도
뒤져도
바늘 하나 꽂을 빈 터 없는
남루한 바람이었다
태평양을 항상 그리워한 바람
바람보다 먼저 태평양에 가버렸구나
네가 태평양을 그리워 한 것이냐
태평양이 너를 그리워 한 것이냐
바람보다 먼저 태평양으로 떠나 버렸구나
태평양은
태평양은!
바람의 가슴이어야 한다
애비의 가슴이어야만 한다
........
아마 바람은 다시는 태평양으로 발 길을 돌리지 않으리라
백두산 너머 만주
시리고 시린 시베리아를
헤매다
헤매다
무거운
뜨거운 물기
장대비로 토하고 나면
그제야 바람은 태평양으로 갈 것이다
그 때는 너도 바람이 되어있겠지
미안하다 아들아
사랑했다 아들아 !
그리고
사랑한다 아들들아!!
+++ 그 동안 물적으로 또 심적으로 너무나 많은 애를 써 주신 분들께
고맙다는 정말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글 한 줄 못썼습니다.
1년 걸렸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이 태재 아버지 올림-